탁선근(탁스치과의원 대표원장)

17세의 고등학교 3학년 여행생인 A양은 1년 전부터 심한 두통에 시달려 점점 정신 집중력도

떨어지고 공부도 안된다고 어머니와 함께 진찰을 받으러 왔다. 진찰 결과 치열이 심하게 일그러진

부정교합이 있었으며, 턱관절에서 소리가 들리고 습관적인 탈구 현상이 보였다.

회사의 격무에 시달리면서 수시로 편두통을 앓기에 갖가지 진통제를 주머니 속에 가득 넣고 다니는

대기업 고참 과장 B씨

회사 일이 끝나면 접대 일로 이어지고, 끝없는 일의 연속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항상 머리가 아프고

뒷목도 뻣뻣했다.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니며 종합 진찰을 받았지만 아무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고,

​피곤해서 그러려니 하는 생각만 항상 해왔다.

앞의 두가지 경우는 두통을 호소하며 치과에 찾아오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대부분은 으레 내과 질환이려니 하며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내과 치료를 오랫동안 안 받아도 호전되지 않거나, X선, 컴퓨터 단층 촬영(CT),

​자기 공명 영상(MRI)등에서도 이상을 발견할 수 없을 때는 치과 질환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겠다.

두통과 관련이 있는 치과 질환으로는 치아 우식증, 치주염, 악관절염이나 악관절장애 등을 들 수 있다.

​치아 우식증(충치)에서 비롯된 두통은 치아 신경을 치료한다든가 이를 뺐을 때 통증이 씻은 듯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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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우식증에서 오는 통증이 쏘는 듯 한 것이라면, 치주염이 있을 때 오는 두통의 양상은 욱신거리는

둔통이 계속되는 것이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항상 머리가 띵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이 경우 약물 치료와 병행해서 치주 소파술 등의 치료를 해주면 두통도 사라지고 치주염도 치료가 된다.

​악관절 장애로 인한 두통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일어나는데, 스트레스, 악관절 주위 근육 이상,

​부정 교합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저작 습관, 외상 등이 주요 원인이 된다. 또한 구강 안에 인공 보철물이

많이 장착되어 있는 경우나 치아를 빼고 오랫동안 해 넣지 않아 치열이 흐트러진 경우도 원인을 제공하게 된다.

이런 통증은 머리뿐만 아니라 목, 어깨, 뺨 등에도 나타나며, 뒷목 부위도 심하게 당기는 느낌을 받는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때 두통의 원인을 감별할 수가 없어 진통제를 남용하게 된다.

특히, 머리나 목 근처에 나타나는 두통을 긴장성 두통이라고 한다. 이는 앞에서 예를 든 고3 수험생같이

입시를 앞두고 긴장을 많이 하는 경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에게서

잘 발병하게 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은 치아를 악무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얼굴 근육도

심하게 긴장하게 되며, 턱관절에 비상적으로 무리한 힘이 가게 된다.

이러한 두통은 남자보다는 여자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며, 10대 후반에서 중년의 나이에 걸쳐 나타난다.

치료는 스트레스를 줄이며, 부정 교합이 있는 경우에는 비정상적인 저작 습관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는 교정 장치를 이용하여 턱관절에 오는 부하를 줄여 주는 교합 교정장치를 장착하여 높은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10대 후반에 발병한 경우에는 부정 교합을 없애기 위해 교정 치료로써 고쳐 주기도 한다.

만성적인 긴장성 두통을 가진 사람들은 한번쯤 자신의 저작 습관을 돌이켜보고, 너무 딱딱한

음식만을 먹는 것은 아닌지, 스트레스는 적절하게 해소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는 것이 좋고,

​또 가까운 치과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 하겠다.